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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통

마을명소 예산군 내의 아름답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 보전, 공유하기 위해 마을명소를 소개합니다.

No.462021-05-04Hits.828

예산읍 주교4리 마을명소

무한천 목가교

예산군행복마을지원센터

  • 위치 예산읍 주교4리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당관광로 760 )
  • 대상물·시설분류 물∙하천

섶다리를 추억하며 갈대밭을 거닐다.



베룩부리 마을은 대흥면 숯가마 골에서 예산중학교 앞까지를 이르는 지명이다. 대흥면 손지리에서 이어온 산줄기를 따라 골짜기마다 마을이 있었다고한다.

이곳을 베룩부리라 하고 산줄기의 여섯 개 골짜기 안에 작은 자연마을이 있다. 중뜸마을은 예전에 스님이 살았던 골짜기라하여 붙여진 이름 이다. 꽹맥이골(꽹가리골)은 무당들이 모여 살았다고 했다. 무당들이 모여 굿을 하고 사주풀이, 점을 봐주고 꽹과리 치는 소리가 시도때도없이 이어져 꽹맥이골이라 불렸다. 아래뜸(주무시골)은 꽹맥이골 남쪽에있는 자연마을로 골짜기가 아름답고 몇 호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도독골(도둑골)은 예전에는 몇 집이 살았지만 현재는 빈집이 많고 아래뜸과 진골 사이에 있는 자연마을이다. 진골은 골짜기 이름으로 예전에는 몇가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줄어들었다. 은골마을은 개성 고씨 집안이 모여살던 곳이다. 산과 이어지는 골짜기는 고씨네 선산이며 예전에는 어른을 으른덜이라 불러 으른덜이 많이 사는 마을이라해서 은골로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은골사람은 베룩부리와 손지리 사람들까지 섶다리를 건너 원평리 들판에 일을 나갔다. 섶다리는 참나무를 잘라 다리기둥을 만들고 나무를 엮어 솔가지 참나무가지로 만들었다. 섶다리는 두 곳에 설치하여 이용했다고 한다.



섶다리로는 사람이 건너지만 밑으로는 소도 건넜다고 하는 이야기가 내려져온다.

고삐를 메고 사람은 위에서 걷고 소는 밑에서 건너와 농사를 지었다.

매년 장마때면 섶다리가 떠내려가서 겨울에서 봄에 이르기까지 보수해서

봄이 되면 다시 이용했다.

<사진제공 : 이상도>


하나는 베룩부리에서 물건너로 섶다리를 설치하여 베룩부리 주민들은 다리건너 농사를 짓고 지게를 이용해서 볏단을 집 앞으로 옮겨와 호롱기(탈곡기)로 탈곡을 했다. 콩도 지게로 지고와 앞마당에 펼쳐놓고 말린 후 자리개(도리깨)로 탈곡했다고 한다.

이곳은 1990년대까지 예산의 무의문학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쥐불놀이를 했다. 한동안 예산군의 대보름놀이로 이어져 축제를 열기도 했다.

또 하나는 현 정수장 밑으로 도로난 곳에 설치를 하고 이용했다. 일부는 돌을 쌓고 그 위로 섶다리를 설치하여 이동했고 이곳에선 메기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다리 상류쪽엔 수심이 깊어 인명사고가 잦았다.

섶다리로는 사람이 건너지만 밑으로는 소도 건넜다. 고삐를 잡고 사람은 위에서 걷고 소는 밑으로 건너 다녔다. 짐작컨대 소가 건널 수 있을 만큼 수심이 얕았을 것이다. 매년 장마때면 섶다리가 떠내려가서 겨울에서 봄에 이르기까지 보수해서 봄이 되면 다시 이용했다.

마상골 사람들까지 보시고개를 넘어 다리를 건너 오가 들판으로 나갔다. 섶다리는 예전에 농부들이 아침에나가 일하면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는 여정이 이어진 다리다. 저편에 누군가가 지게를 지고 걸어오면 반대편에서 기다려주는 배려를 배우며 살아가는 인생길이기도 했다. 보름날이면 횃불을 들고 풍년을 기원했다.

어르신들 말씀에는 1950년대 예당저수지 제방공사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산을 파서 가재(흙을 뜨는기구)를 이용해 퍼 나르고 외발 구루마로 뚝을 쌓았다. 물건너 마을에는 모래가 많아 수박, 참외 농사가 잘되었다. 어린시절 배가고파 서리를 해먹다가 걸려 혼나기도 했는데 원두막 하나가 지어져있었다. 장날에 팔려고 원두막 밑에 수박과 참외를 쌓아놓았는데 새끼줄로 묶어놓은 원두막이 내려앉아서 수박이 다 깨져 수박을 원없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길이는 70~80미터 정도로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가 가득 했지만 1990년대 교통이 좋아지면서 섶다리도 사라졌다. 1995년에는 갑작스런 홍수로 예당저수니 수문이 한꺼번에 열려 베룩부리 은골마을이 일부 물에 잠기는 피해도 있었다.

또한 사진작가들이 찾았던 명소이기도 하다. 물안개가 피어오를때는 마치 무릉도원처럼 아름다웠고 저녁 노을이 질때면 나무 다리 사이사이 비치는 빛이 따뜻한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지금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섶다리를 다시 보고싶다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복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한다.

예당호 출렁다리가 2018년 완공되었다. 산책길도 만들어져 전국에서 오는 명소가 되었다. 하지만 섶다리가 복원된다면 또다른 관광객들이 몰릴거란 생각이든다.

군민들이 원하는 섶다리의 복원도 기대해볼수 있을까.

섶다리가 없어진 건너편은 갈대밭으로 이루어져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 의하면 무한천 줄기를 따라 봄에는 벚꽃길로 행복을 주고 가을에는 갈대로 추억을 되살리게한다. 사진촬영을 위해 찾은 섶다리 부근은 갈대가 가을바람에 춤을추고 있다. 오후의 햇살은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섶다리를 사진으로만 봤지만 갈대밭을 거닐면서 왠지 섶다리를 걷는 기분이 들었다. 예산군민의 한사람으로 섶다리의 복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다.


글/사진 강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