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

조선영조(재위1724-1776)의 둘째딸 화순옹주는 추사의 증조부 김한신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화순옹주의 불임으로 자식이 없었지만 부부금술은 아주좋았다. 1758년 김한신이 38세에 세상을 떠났다. 사도세자의 누이동생인 화순옹주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곡기를 끊은지 14일만에 뒤따라 세상을 떠났다.

영조는 화순옹주의 정절을 칭찬하면서도 자신의 간곡한 부탁에도 뜻에 따르지 않아 열녀문을 내리지 않았다. 지금 열녀문은 훗날 정조(재위 1776-1800)가 내린 것이다.

홍문은 신성한 곳을 알리는 붉은색을 칠한 나무문으로 정면 8칸 측면 1칸이다. 솟을대문 안에는 원래 낮은 담장을 두른 200여평 대지 53칸 규모 묘막(재실)이 있는데 지금은 불에타고 없어지고 주초만 남아있다. 재실 왼쪽에서 5번째칸 대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고 약간 열려있는데 그것은 혼이 드나들게 하기위해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월성위 김한신과 화순공주 합장묘는 추사고택과 화순옹주 사이 용산 기슭에 자리잡고있으며 벽돌 담장으로 둘러쌓여있는 봉문앞에는 묘비와 상석, 문인석, 망주석, 장명 등 동의석물이 세워져있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은 보는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화순옹주 홍문 주위엔 백송 조각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추사의 서화 세계, 조각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화순옹주의 생명과도 바꾼 진한 사랑에서 일까. 사랑하는 남녀가 홍문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화순 옹주의 바라기 마음이 하늘에 닿은 듯 하다.

홍문 안은 가을빛 아래 모과나무가 숨을 쉬고 있었다. 황금빛이 내 주위를 돌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봄에는 빨갛게 자두가 열린다고 했다. 화순옹주의 붉은 사랑 때문에 자두를 심지않았을까. 주춧돌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얼만큼 크고 깊은 사랑이었을까.

추사고택 관계자는 추사는 물론 홍문을 알리기 위해 내년부터 화순옹주 홍문안에서 달빛아래 즐기는 다도와 작은 음악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이 밖에서만 보는게 안타까워서 문을 개방 했는데 봄이면 자두를 따려고 나무를 훼손 하고 가을이면 모과를 따려고 나뭇가지가 찢어진 적이 있어 열매가 익어갈 시기에는 문을 닫는다고 한다.

내년부터 화순옹주 홍문안에서 달빛아래 즐기는 다도와 작은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

지역사회의 발전과 문화발전을 위해 작은 동호회 위주로 기타, 클래식, 노래 등

작은 소공연으로 주초를 의자삼아 정겹게 주민들과 즐기고 싶다고….

작은 동호회 위주로 기타, 클래식, 노래 등 작은 공연으로 주춧돌을 의자 삼아 주민들과 즐기고 싶다고 했다.

추사고택 관계자는 화순옹주의 홍문과 더불어 봉은사 자목을 발아해 13년 키운 수수꽃다리를 추사고택 부근에 심어놓았다.

봄이되면 라일락 꽃 향기가 화순옹주의 사랑처럼 다가설 것이다. 고택 수돗가 옆에 비석이 있는데 기념수로 심어진 황금측백 나무가 시야를 가려 관광객들 시선에 맞춰 문화재 현장변경 신청후 옮겨졌다.

전주 한옥마을처럼 추사고택 거리에서 홍문까지 한복촬영을 할수있도록 계획중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화, 목련, 능소화, 모란꽃, 수선화, 진달래 등 우리의 눈이 즐겁고 주말에는 마을 주민들이 나와 손수 지은 농작물을 판매, 시식 할수있도록 노력중이다.

홍문 앞에서 웨딩촬영도 하고 사랑 고백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역사의 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문 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왠지 김한신과 화순옹주처럼 느겼졌다. 사랑의 전설이 있어서일까. 가을 햇살아래 나뭇잎들이 부비적 거리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797에 위치한 화순옹주 정려문(홍문)/정절을 기다리는 열녀문.1976.1.8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 45지정>

글/사진 강은주